지난 포스팅에서 일본의 버블 형성과정에 대해서 살펴봤다면, 오늘은 버블 붕괴의 세 가지 원인인 급격한 금리인상, 중앙은행의 금리 정책의 실패, 부실은행의 방치를 상세하게 알아볼 예정입니다. 그리고 버블 붕괴를 통해 배운 교훈을 배울 예정입니다.
붕괴원인 #1 급격한 금리 인상
일본은 저금리, 낮은 수입물가, 낮은 국제유가 아래에서 경기도 좋고 물가도 안정되는 시기를 지났습니다. 80년도 후반에 가면서 자산가격이 과도하게 상승했고 이때 LTV를 120%까지 빌려줬다고 합니다. LTV 120%라는 말은 집값보다도 20% 더 많이 대출을 해줬다는 의미이고, 은행은 더 많이 대출을 해주더라도 집값이 빠르게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을 했었습니다. 중앙은행은 더는 두고 볼 수 없어 기준금리를 빠르게 상승했습니다. 부동산 대출이 많은 상황에서 금리가 급격하게 상승하니 많은 사람들이 팔고 싶어 하고 매물이 쏟아지게 됩니다. 살짝 다른 이야기이지만 소비에는 부채의 총액과 부채비율 중 어떤 것이 영향을 줄까요? 부채의 총액보다는 부채비율이 더 중요합니다. 집을 판 사람은 대출을 갚았고 (가계부채 총량 감소) 집을 못 판 사람은 부채의 크기는 그대로 있는데 자산가격 하락 속도가 빠르다 보니 부채비율이 빠르게 상승하게 됩니다. 만약 A가 부채가 100억이 있는데 자산이 1조라면 부채는 푼돈이고, 자산이 10억이었다고 하면 매우 큰돈입니다. 결국 일본은 개인들의 부채비율이 급격하게 높아지면서 소비가 위축되게 됩니다.
붕괴원인 #2 중앙은행 금리 정책 실패
중앙은행은 자산가격이 무너질때 적기에 금리인하를 하여 소프트랜딩을 시켜야 합니다. 하지만 당시 일본 중앙은행은 투기꾼에 대한 응징, 어느 정도 버블이 꺼져야 한다는 인식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금리인하를 하면 다시 버블이 생길까 봐 걱정하는 인식 때문에 기준금리 인하가 늦었습니다. 금리 정책을 부동산만 보고 하기는 어렵지만 결과론적으로 보면 정책의 실패로 붕괴를 야기한 측면도 있습니다. 또한 금리정책의 경우 세대에 따라 혜택과 피해를 다르게 받게 됩니다. 인플레이션의 경우 노동을 하고 임금 상승에 대한 기대가 있는 젊은 세대는 혜택을 보고 노년층은 피해를 보게 됩니다. 반대로 디플레이션의 경우 노년층은 혜택을 보게 되고 젊은 세대들은 피해를 보게 됩니다. 일본은 연금생활자인 노년층이 많아서 정책을 펼칠 때 이들의 표를 배제할 수 없었던 것도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됩니다.
붕괴원인 #3 문제를 빠르게 치료하지 않음 (부실은행, 건설경기 부양)
이때 당시 일본은 은행들에 대해서 장부가 평가를 적용했습니다. 장부가 평가란 담보잡은 자산을 담보 잡을 당시의 가격으로 평가를 한다는 의미입니다. 예를 들어 10억에 담보를 잡았는데 담보자산이 1억이 되더라도 10억으로 인정해 준다는 의미입니다. 즉 장부가 평가는 부실이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은행의 부실을 감춰주고 부실 은행을 야기합니다. 빠른 은행에 대한 구조조정이 있어야 하는데 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일본의 은행들은 95년, 96년, 97년에 도산하게 되고, 97년이 되어서야 은행에 자본주입을 하게 됩니다. 은행을 살리는 대신에 경기 부양을 위해서 건설경기 부양을 했습니다. 아무도 다니지 않는 지역에 도로 및 다리를 건설하여 건설 경기가 주저앉는데 오히려 건설 쪽 고용이 늘어나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어차피 투입되는 공적자금인데 왜 은행 자본주입 대신 건설경기를 살리는 쪽을 선택했을까요? 아마 은행의 부실을 감추고 있었으니 자본주입이 어려웠을 것이고, 잘못된 정책에 따른 정치적인 책임이 두려웠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일본 버블 붕괴의 교훈
이런 일본의 버블과 붕괴의 원인들은 향후 미국의 글로벌 위기 극복에 큰 영향을 주게 됩니다. 2008년 미국 금융위기 때 연준 의장은 벤 버냉키였습니다. 벤 버냉키는 일본에서 붕괴에 대해 공부를 했던 사람입니다. 금융위기 당시 버냉키는 은행들에게 TARP(Troubled Asset Relief Program)을 통해 자급을 주입해주고 향후 지속적인 양적완화를 통해 미국경기를 빠르게 회복시켰습니다. 일본의 사례를 통해 죽은 사람을 살리는 것보다 죽기 직전의 사람을 살리는 게 쉽다는 교훈을 얻을 것입니다.
붕괴 이후, 엔화 약세 공조
버블이 붕괴된 후 경제가 다시 살아나기 전 일본은 1995년 1월 고배 대지진을 겪게 됩니다. 지진 전 0%대 저금리였던 일본에서 많은 투자자들이 엔화를 가지고 해외자산을 사두었습니다. 지진으로 인한 보험금 지급을 위해 해외자산을 팔고 엔화를 사게 되어 엔화 강세가 발생하였습니다. 높은 엔화 가격으로 위기를 느낀 일본은 1995년 5월 G7회의에서 엔화 약세 공조를 요청하게 됩니다. 플라자합의 또는 G7회의 등에서 화폐 가치 약세에 대해 공조를 하는 이유는 글로벌 국가 간 의도적인 약세에 대한 용인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공조를 혼자만 양적완화 등으로 하게 된다면 주변국들이 피해를 보게 되고 결국 글로벌 왕따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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